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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봉한 영화 반도는 부산행의 세계관을 확장한 후속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부산행이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반도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컸다. 하지만 막상 개봉한 후 국내 관객들의 반응과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국내에서는 스토리와 연출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반면, 해외에서는 액션과 비주얼적인 요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국내 관객들은 반도가 부산행만큼의 감동과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으며, 일부에서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답습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반도의 빠른 전개와 화려한 액션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처럼 같은 영화를 두고 국내와 해외의 반응이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반도가 국내에서 비판을 받은 이유와 해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영화 반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
반도는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으나, 정작 영화를 본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이 단조롭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부산행은 좀비 영화라는 장르 안에서도 인간적인 드라마와 긴장감 있는 전개를 적절히 섞어 높은 몰입감을 제공했지만, 반도는 오히려 흔한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악역 캐릭터들의 설정이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그들의 행동이 비합리적이라는 점이 많은 관객들에게 지적받았다. 예를 들어 군부대의 리더가 보여주는 폭력적인 모습과 서열 구조는 과거 여러 할리우드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요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영화의 연출과 CG에 대한 논란도 국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반도는 대규모 카체이싱과 총격전이 중요한 액션 장면으로 등장하는데, 이러한 장면들이 지나치게 CG에 의존하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야간 장면에서 CG가 부자연스럽게 보이며, 마치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부산행은 주로 기차 내부라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긴박한 연출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CG에 대한 부담이 적고 실감 나는 액션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도는 보다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려다 보니 CG의 활용이 많아졌고, 그 결과 관객들의 몰입도를 저하시킨 측면이 있었다. 흥행 성적도 기대보다는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부산행이 1,156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흥행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반도는 38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물론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만,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크게 퍼지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개봉 초반에는 부산행의 후속작이라는 기대감으로 관객들이 몰렸지만, 이후 영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관객 수 증가가 제한적이었다.
해외 긍정적 평가 이유
국내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은 반도였지만, 해외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영화의 액션과 빠른 전개 방식이었다. 반도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좀비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연출을 보여주었고, 이는 해외 관객들에게 익숙한 방식이었다. 한국 영화 특유의 감성적인 요소보다는 대규모 카체이싱과 총격전 같은 화려한 액션 장면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액션 영화 팬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특히 해외 평론가들은 반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주목했다. 영화에서 폐허가 된 한국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며, 좀비로 인해 황폐해진 도시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일부 해외 관객들은 반도가 기존 좀비 영화들과 다른 점으로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점을 꼽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가족애를 강조하는 스토리라인이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태도가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한, 반도는 해외에서 부산행과 직접적으로 비교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관객들은 반도를 부산행의 후속작으로 기대하고 영화를 감상했기 때문에 비교를 피할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반도가 독립적인 좀비 액션 영화로 받아들여졌고, 오히려 할리우드식 액션이 가미된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반도가 전형적인 할리우드 좀비 영화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받아들여졌다. 할리우드의 좀비 영화들은 대체로 과학적 원인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지거나, 좀비가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강조되는 반면, 반도는 감정적인 서사와 사회적인 메시지를 더 중요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기존 할리우드 좀비 영화와 차별화되는 요소였으며, 해외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감상평
반도는 국내와 해외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영화 중 하나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관객들의 반응이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대치의 차이였다. 국내에서는 부산행의 후속작이라는 점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전작에서 느꼈던 감동과 긴장감을 기대했지만, 반도는 그보다는 대규모 액션과 블록버스터적인 요소를 강조한 작품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내 관객들은 반도가 부산행보다 감정적으로 깊이가 부족하고, 전개가 전형적인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답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관객들은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에서 보여줬던 감성적인 드라마와 현실적인 긴장감을 반도에서도 기대했다. 하지만 반도는 감동적인 가족 서사보다 대규모 카체이싱과 총격전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많은 관객들에게 피상적으로 느껴졌다. 악역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의 군벌 집단처럼 그려진 점도 국내 관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요소였다. 반면 해외 관객들은 이러한 점을 오히려 익숙한 액션 영화의 문법으로 받아들였고, 할리우드 스타일의 블록버스터적인 요소가 돋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CG와 연출 방식도 국내외 관객들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국내에서는 CG가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야간에 진행되는 자동차 추격전 장면이 비디오 게임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으며, 좀비들의 움직임도 전작에 비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해외 관객들은 이러한 연출을 게임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며 신선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해외 관객들이 한국 영화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 차이일 수도 있다. 흥행 성적을 살펴보면, 반도는 한국에서 3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물론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 관람이 줄어든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입소문이 긍정적으로 퍼지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4,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는 반도가 한국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더 적합한 스타일의 영화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는 영화의 평가가 단순히 작품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문화적 배경과 기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도가 국내에서는 부산행과 비교되면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독립적인 좀비 액션 영화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앞으로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때 어떤 방식으로 연출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결국 반도는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더 긍정적으로 평가된 영화이며, 이는 한국 관객들과 해외 관객들이 영화를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