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1970’은 2015년 개봉 당시부터 단순한 누아르 영화 이상의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1970년대 초 서울 강남 개발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사회의 밑바닥을 살아가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폭력성과 인간의 욕망을 깊이 있게 다뤘다. 유하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 연출과 시대 재현력은 영화에 강한 몰입감을 부여했고, 당시 스타였던 이민호와 베테랑 김래원의 조합은 캐릭터의 생동감을 더했다. 특히 영화는 단순한 폭력성과 자극을 넘어서, 구조적 부조리와 계층 간의 불평등, 그리고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시대의 무게까지 담아냈다. 2024년 현재 다시 돌아보면, ‘강남 1970’은 과거에 머무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오늘날의 사회 구조와 부동산,..

2019년 개봉한 한국 영화 엑시트는 단순한 재난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당시 국내 재난 영화 시장은 비교적 정체되어 있었고, 대부분의 작품이 묵직하고 감정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기반으로 삼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엑시트는 유쾌한 분위기와 현실적인 재난 설정,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 조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열었다. 조정석과 임윤아라는 예상치 못한 조합은 관객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었고,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 또한 청년층과 가족 단위 관객에게 강하게 다가왔다. 도시 재난이라는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의 탈출기,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인간적 유대와 성장의 이야기는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 공감과 울림을 동시에 선사한다. 본 글에서는 엑시트를 중심으로 한국형 재난영화의 변화..